2017년 정리 단상 미분류


* 정확히 말하면 2017년 만났던 사람들 정리 단상.

* 2월
  1) 장기 파견 근무를 가게 되면서 전남자친구(A)와 헤어짐. 내가 헤어지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이 한 반년은 간 것 같다. 아직도 인스타 스토킹을 가끔 하는데, 아마 A가 새로운 여자를 만나게 되면 속이 꽤나 쓰리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이기심이란.. 그리고 가끔 다시 만나는 상상을 하기도 함.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A만큼 상냥하고 이해심 많고 남편감으로 딱인 상대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다시 만나는 건.. 그러는 거 아니다 싶어서 재결합 계획은 없음. 물론 상대방이 재결합을 원하는가는.. 나야 모르지 내가 어떻게 알아.

  2) B와 세 번 정도 데이트. 잘생기고 몸 좋고 첫 데이트에 장미꽃을 사올 정도로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친구였지만, 세번째 데이트 바로 다음날 각자 서로 다른 사람과 데이트하러 나온 상황을 딱 마주치고 자연스럽게 정리됨. 나는 별로 상관 없었는데... 연락을 안받더라구.
  
  3) C와 간간이 만나기 시작함. C는 이른바 fuckboy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냥저냥 서로 불편할 일 없어서 한달 정도 간격으로 몇 번 만났다. 근데 굳이 계속 만나야할 필요성은 느껴지지 않아서 연락 끊음. 

* 3월
  1) 얼굴이 정말 너무 지나치게 내 타입이었던 D와 두 번 데이트. 솔직히 연애가 아니라 그냥 얼굴만 볼 수 있는 관계라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잘생겼었지. 물론 이제 기억도 안나지만. 여하튼 D가 다른 나라로 발령받으면서 끝. 애초에 얘는 나한테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 4월
  1) E는 한 번 만나서 커피 마시고 그 친구 다니는 대학 교정을 걸으며 수다를 떠는 수준의 되게 건전한 데이트를 했다. 사실 그 쪽에서 계속 연락이 오긴 했는데 두 번 보고 싶지는 않아서 답장을 안했음. 복합적인 이유에서였는데, 첫번째로 나는 인도계를 만나고 싶지 않음. 왜냐면 옛날에 장기 연애를 했던 친구가 인도계였어서 왠지 그 당시로 회귀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두번째로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며 그 내용을 첫 데이트부터 나랑 공유하던 애라서 뭔가 반사적으로 깊게 발들이면 안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2) 내 2017년 데이트사에 한발짝일지언정 깊은 족적을 남기고 간 F. 혼자 휴가 갔다오는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게 된 걸 인연으로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뭐 그랬지. 물론 여기로는 출장 온 친구라 다음날 바로 돌아가서 ㅋㅋㅋ 그 후로는 진짜 간간이 연락하고 있으며 얼굴 볼 일도 없지만, 대화가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뚜렷하다. F를 계기로 얼굴도 물론 무척 중요하지만 그래도 대화(개그코드)가 얼굴보다 아주 조금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음. 그리고 그 당시 내가 한참 타고 살이 붙어서 외모 수치가 바닥을 칠 때였는기 때문에 F는 내 자존감 상승에도 기여를 한바 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

  3) G도 그냥 두어번 데이트 한 사람. 특별한 감상은 없음. 다만 같이 있을 때는 그렇게 관심이 지대해보이던 사람이더라도 실제로는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느낌.  나도 선입견의 노예인지, 여자들이 함께 있을 때 호감을 꾸며낼 수 있다는 생각은 하는데 남자도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을 안했었는데 G를 만나면서 그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됨. 그리고 첫 만남에 잘 차려입고 나오라고 말하는 남자는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함. 애초에 네가 입고 나온 정장도 되게 별로였거든..?

* 5월, 6월 : 뉴페이스 없음. C 가끔 만남.   

* 7월 : 아무것도 없음.

* 8월
  1) H. 하하핳하하하하 H. H랑은 꽤 오래 전의 과거가 좀 있는데 어찌어찌하다가 이리로 올 일이 생겨서 같이 시간 보내는 일이 잦았다. 올해 연애사에서 내가 또 배운 점이 있다면, 휴가지에서 생긴 일은 휴가지에 묻고 와야한다는 것. 함께 보낸 휴가가 즐거웠다고 해서 일상생활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또 기분이 살아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일상을 살아가는 나는 휴가지에서 느꼈던 그 사람의 장점도 단점으로 보게될 수 있지. 결론적으로, 다시는 안만나려고.

  2) I랑은 한 번 만났고, 다시는 안 만나려고. 도대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고 지금까지 어떤 여자들을 만났으면 저런 수준 낮은 걸 작업이라고 거는 건가 싶었다. 잘생기기라도 했으면 말을 안해! 이탈리아계라고 해서 잘생겼을 거라는 건 정말 편견이야.

* 9월
  1) J는 출장 갔다가 만났는데, 사실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나를 햇빛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해줬기 때문에 목록에 올리기로 한다. 올해 들어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이었어.

  2) K를 처음 만난 것도 9월이랬더랬지. 나는 개인적으로 나는 착한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게 아닐까라는 추측을 할 때가 있는데 K는 그 프로파일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친구다. 착해. 착하고, 착하다. 매너도 좋고 착하고 배려심이 많고 착하다. 근데 그게 끝. 착하다는 느낌 외에 호감이 간다든지, 재미있다라든지.. 뭐 그런 게 전혀 안 오더라. 심지어 대화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K는 나랑 본격적으로 연애를 하고 싶어해서 한 2-3주 간격으로 세번 정도 만났는데 나는 그냥.. 뭐 그래서... 이제 안 만나려고.

* 10월
  1) L이랑도 출장 갔다가 만나서(무슨 출장을 이리 많이 갔던 건지 올해는) 로맨틱한 한밤의 산책을 했지. 꽤 맘에 들었던 친구라서 한번쯤 다시 만나고 싶은데, 얘는 승무원이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음, 그렇지만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서까지 만나려고 노력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얘가 그런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면 왠지 내가 책임을 져야할 것 같으니 그것도 싫고.. 그냥 처음 만났을 때처럼 어쩌다가 우연히 같은 곳에 하루이틀쯤 있게 돼서 보는 그런 시나리오가 생겼으면 좋겠다. 와 이 극도의 이기주의와 귀차니즘이란.

  2) M도 출장(위와 같은 출장)에서 만난 친군데, 이건 좀 상황이 웃기게 되어있는데다가 현재진행형이다. 출장지에서 같이 일하던 협력직원인데 개인적인 교류는 일도 없었기에 출장 끝나면 끝이겠거니 했는데 2주가 지난 지금까지, 매일! 연락을 하고 있다. M이 원하는 게 뭔지,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건지 아니면 본인도 외로우니 그냥 매일 있었던 일을 나눌 편한 상대(같은 곳에 있지도 않으니 만나야한다는 부담도 없는)가 필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나도 현재로서는 M과 수다떠는 게 즐거우니 그런갑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있다. 재밌는 건 M의 말투라든가 얘기하는 내용이라든가, 이렇게 매일 연락하는 게 A랑 꽤 많이 비슷하다는 거. 가끔 M의 이름을 쳐야하는데 A라고 치고 급하게 지울 때도 있다. 혹자는 아직 A를 못 잊은 게 아니냐고 했지만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 둘이 쓸데없이 겁나 비슷해서 헷갈리는 거야. 연언가. 나는 연어인 건가.

* 여하튼 이렇게 11월의 반도 가까워지고 있고, 올해는 아무 영양가 없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냈다. 더 많이 만났어야했나 하고 후회되는 날도 있고 귀찮아 죽겠는데 뭘 나가서 남자를 만나냐, 그냥 집에서 맛있는 거 해먹고 책이나 읽으면서 뒹굴거리자 싶은 날도 있다. 요새는 후자가 더 많다. 

* 12월에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별로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진 않다. 여하튼 요새 기억력이 감퇴하는 듯하여 기록용으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